낮에 일하거나 활동할 때는 크게 아픈 줄 몰랐는데, 밤에 자려고 침대에 눕기만 하면 갑자기 치아가 욱신거리고 찌릿한 통증이 몰려와 잠을 설치신 적이 있으신가요?
치통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는 지독한 고통입니다. 특히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에 혼자 앓는 치통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입니다. 도대체 왜 서 있을 땐 괜찮다가 눕기만 하면 아픈 걸까요? 오늘은 누우면 치통이 심해지는 과학적인 원인과 당장 오늘 밤을 넘길 수 있는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립니다 (주의사항)
본 포스팅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작성되었으며, 저는 전문 의료인이 아닙니다. 치통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드물며 원인을 방치하면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증이 있다면 민간요법에 의존하지 마시고 반드시 치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1. 누우면 더 아픈 과학적인 이유
밤에 치통이 심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혈액 순환’과 ‘압력’ 때문입니다.
우리가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중력에 의해 혈액이 아래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머리 쪽의 혈관 압력이 비교적 낮게 유지됩니다. 하지만 잠을 자려고 자리에 눕게 되면 머리와 심장의 높이가 같아지면서, 머리 쪽으로 쏠리는 혈액량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이때 치아 내부의 신경과 혈관이 모여 있는 ‘치수(Pulp)’라는 조직에도 혈액이 몰리게 되는데, 만약 치아에 염증이 있는 상태라면 혈관이 팽창하면서 내부 압력이 높아져 신경을 강하게 압박하게 됩니다. 그래서 눕는 순간 심장이 뛰는 박동에 맞춰 ‘욱신, 욱신’ 하는 맥박성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2. 심리적인 요인도 있습니다
낮에는 업무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고 스마트폰을 보는 등 주의를 분산시킬 요소가 많아 통증을 상대적으로 덜 느낍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주변이 고요해지고 시각적 자극이 사라집니다.
우리 뇌는 다른 자극이 없으면 통증 신호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면서 감각이 예민해지는 시기라 작은 통증도 낮보다 훨씬 크고 강렬하게 느끼게 됩니다.
3. 가장 유력한 의심 질환: 급성 치수염
누우면 치통이 심해지는 증상은 ‘급성 치수염’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충치가 깊어져 치아 내부의 신경(치수)까지 세균이 감염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치수강이라는 좁은 공간 안에 염증으로 인한 가스와 고름이 차오르는데,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꽉 막혀 있어 엄청난 압력을 유발합니다. 이는 산통, 요로결석과 함께 의학계 3대 고통으로 불릴 만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합니다.
4. 당장 잠들기 위한 응급 대처법
치과가 문을 닫은 야간에 통증이 시작되었다면 다음 방법들을 시도해 보십시오.
첫째, 베개를 높게 베십시오. 평소보다 베개를 높게 쌓거나 상체를 약간 세워서 자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면 머리 쪽으로 쏠리는 혈류량을 줄여주어 치아 내부 압력을 낮추고 통증을 경감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둘째, 냉찜질을 하십시오. 아픈 부위의 뺨 바깥쪽에 얼음팩을 대주면 혈관을 수축시켜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이고 부기를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절대 뜨거운 찜질을 하시면 안 됩니다. 염증을 악화시킵니다.)
셋째, 진통제를 드십시오.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이나 부루펜(이부프로펜) 계열의 시판 진통제를 복용하여 일단 통증을 줄이고 잠을 청하는 것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결론
지금까지 누우면 치통이 발생하는 원인과 대처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서서 활동하면 치아 내부 압력이 줄어들어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나은 것이 아닙니다. 치아 안의 신경은 이미 죽어가고 있거나 썩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이제 안 아프네?” 하고 넘기지 마시고 날이 밝자마자 치과에 가셔야 신경치료로라도 치아를 살릴 수 있습니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 좀 나을까요?
아니요, 치수염이 있을 때 뜨거운 물은 독약과 같습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치아 내부 가스가 팽창하여 압력이 더 높아져 통증이 극심해집니다. 오히려 아주 차가운 얼음물을 머금고 있으면 통증이 잠깐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랑니도 누우면 더 아픈가요?
네, 그렇습니다. 사랑니 주변에 염증이 생긴 ‘지치주위염’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혈류량이 늘어나면 잇몸이 더 붓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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